2021. 6. 13. 12:00ㆍ국내여행/충청도
2021.05.08
어버이날
원래는 동생과 함께 꽃 사들고 부모님이 계시는 천안을 가기로 했었다.
엄마가 진짜 뜬금없이 이모네랑 태안을 가자고 했다.
가서 뭐 할 거냐고 하니까 바지락을 캔다고 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숙소는 예약된 상태였고 우리는 대답만 하면 됐고 엄마는 들떠있었다. 의사는 물어봤지만 존중은 해준다고 안 했다^^
(끌려)가는 중
5인 집합 금지에 따라서 이모네랑 같은 펜션만 이용하고 모두 따로 지내기로 했다.
가는 날이 어쩜 이렇게 장날인지 미세먼지 최고로 나쁜 날.
여행이 이렇게 안 설레기 처음이었다.
차라리 비가 오면 운치라도 있지, 미세먼지 최악은 회색 도시가 아니라 회색 세상에 사는 느낌이 들게끔 했다.
아무튼 그렇게 도착한 태안
이모부가 미리 예약해 주신 해송향기펜션
(맑아진 다음 날 사진)
은근히 넓어서 손님들 차량 모두 마당에 주차할 수 있었다.
우리 도착했을 때부터 열심히 만들고 계시던 트램폴린.
애기들 놀기도 좋겠당 ㅎㅎ
우리가 가족이 머물렀던 숙소는 101호
이모네가 머무른 숙소는 103호였다!
실내에서는 바베큐나 생선처럼 심하게 냄새가 나는 조리는 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저녁에 바비큐 시설 신청 후 가운데 보이는 하우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세명이 이용하기 딱 좋았다.
날이 너무 추웠는데, 미리 방을 데워주신 덕분에 들어가자마자 자연스럽게 바닥에 눕게 됐다.
인테리어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침에 먹을 수 있는 라면도 있었다.
이런 센스 또 좋아하는 부분이죠..?
여기저기 한 스푼씩 뿌려져있는 갬성ㅎㅎㅎ
짐 정리 후 원래 목적인 바지락 캐기를 하기 위해 사장님께 조언을 구했다.
이날 미세먼지와 함께 바람도 엄청 쌀쌀했는데, 사장님이 바지락을 캐러 가려면 경량 패딩 정도는 무조건 입어줘야 한다며 걱정해 주셨다.
옷을 가볍게 챙겨와서 칼바람을 맞아야 하는 상황.
100번쯤 갈등하다가 펜션이랑 바다가 가까우니까 상황 보고 장비 챙기러 오기로 했다.
숙소에서 도로 건너 나오면 바로 보이는 밧게 해수욕장.
생각보다 풍경이 예뻤다!!!
미세먼지 때문에 채도를 다 빼버린 것 같지만, 뭔가 새벽 같고 나름 느낌 있었다.
진짜 본격적으로 바지락 캐러 오셨던 두 분.
수확이 별로 없어 보였다.
그리고 가족단위로 오신 분에게 직접 수확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엄마는 드디어 미련을 버릴 수 있었다.
늦게 출발해서 짐 정리하고 바다 잠깐 보고 오니까 어느새 저녁 먹을 시간이었다.
아 펜션에서 고기 구워 먹는 건 못 참지 ><
이모부가 챙겨오셔서 투척해 주시고 가신 고기,,
셋이 먹을 양인데 이렇게 주셔서 다 먹을 수 있었나 싶었고요.
아 사진 다시 봐도 미쳤다 싶고요................................
무슨 치즈까지 챙겨주셨어.. ♡
이모부는 젊은이 취향을 잘 알았다.
아니 동생아 사진을 왜 이렇게 먹음직스럽게 찍어놨니???????
엄마는 파워 돼지고기 파라 소고기 먹을 땐 별로 못 즐기는 것 같더니, 삼겹살 시작하자마자 폭풍 섭취를 했다.
근데 바베큐는 진짜 돼지고기야..
소고기 파인 나도 이런데만 가면 숯불에 구운 삼겹살이 그렇게 맛있음 ㅠㅠㅠ
이 많은 고기를 어떻게 먹을까 싶었지만
역시나도 쓸데없는 걱정
다 먹었다ㅎ
그리고 사장님이 주신 고구마!!!
불 꺼진 화로에 고구마 올려놓고 숙소에서 쉬다가 부른 배 부여잡고 먹었는데도 맛있었다.
역시 펜션의 맛 꿀맛!
해송향기펜션 사장님분들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신경 써주셔서 감동스러웠다.
사진엔 없지만 노래방 시설도 있고, 이용하진 않았지만 사진을 인화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며 알려주셨다.
"대성식당"
자고 나니 미세먼지가 걷혀서 드디어 여행하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바지락을 캐지 못한 세 모녀는 바지락칼국수를 사 먹으러 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지락칼국수로 유명한 대성식관
유명세답게 차량이 가득했다.
칸막이 하나를 사이에 두고 빽빽하게 앉은 걸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칼국수에 취미가 없는 나는 열무냉면을 주문하고, 동생과 엄마는 칼국수를 먹기로 했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왕만두도 주문했다.
제일 먼저 나온 왕만두.
매우 평범한 왕만두였다.
글 쓰다가 새삼 느끼는 건데 8천원 너무 비싼 것 같아
칼국수에 곁들여 먹는 반찬과 보리밥이 나왔다.
보리비빔밥 해먹기 딱 좋은 구성이었다.
찐으로 여기까지는 진짜 좋았다.
그리고 칼국수가 나왔다.
직원분이 칼국수를 가져다주는 길에 뜨거운 냄비 뚜껑을 동생 다리 위로 떨어뜨렸다.
다행히 동생이 두꺼운 청바지 입고 있었고 순발력으로 뚜껑을 치운 덕분에 화상은 안 입었지만, 맨살이었으면 화상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 직원분 진짜로 괜찮냐는 말 단 한마디도 안 하고 그냥 묵묵히 자기 할 일 하고 갔다.
나중에서야 여자 사장님인지 관리자분이신지 오셔서 죄송하다며 물주머니를 주셨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고, 음식을 먹기 전부터 매우 언짢은 상황을 겪었다.
동생이 괜찮다고 잠잠해졌을 때쯤 썩 유쾌하지 않은 마음으로 음식을 먹었다.
나중에 동생한테 들어보니까 짜긴 한데 그래도 맛은 있었다고,,
열무국수도 짠맛이 강했지만 맛은 있었다.
근데 사실 열무국수 맛없기도 힘들어서..ㅎㅎ
빽빽한 테이블이나, 위기 대처 방식이 너무 별로였어서 굳이 추천하고 싶지 않다.
아마 내 블로그에서 이렇게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는 글은 처음일 거야..
"천리포수목원"
음식을 먹고 나왔는데도 썩 기분이 좋지 않아서, 이디야에서 달달한 커피를 테이크아웃 한 후 강제 텐션업시키고 천리포 수목원을 목적지로 삼았다.
우앗,,
바다 전망의 수목원 왠지 기대됐다.
천리포수목원입장시간
대충 살자
입장권 표 거꾸로 뒤집어서 찍는 나처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리포수목원입장료
입장료는 성인 9,000원씩이었다.
혹시나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모바일 티켓이 있나 찾아봤는데, 아직은 현장에서 구매하는 방법밖에 없는 듯 보였다.
동생아 그래도 너는 나보다 덜 대충 사는구나(?)
솔직히 입장료 비싸다고 생각했었는데, 들어오니까 풍경이 너무 예뻐서 금방 까먹었다.
친구들이랑 왔으면 인생 사진 찍으려고 애썼을 것 같은 곳.
이 나무 이름 뭐지
나 이렇게 생긴 나무 좋아했네.
그리고 눈치껏 물러나준 미세먼지에 다시 한번 감사했다.
(얼굴 올린 거 엄마가 알면 호온~날 테니까 아깝지만 모자이크 처리❤)
그리고 찍사 딸 두 명을 둔 엄마는 신이 났다.
양쪽에서 신명 나게 셔터 누르는 중
우리 엄마 사진 찍는 거 좋아했구나 이따금씩 느끼는 순간
사진을 찍기 위한 엄마의 절차
1. 가방을 내려놓는다.
2. 신발을 벗어 가지런히 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엽
이 분홍 나무가 수목원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것 같았다.
벚꽃도 아닌 게 초록이들 사이들에서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앞에 민둥민둥하니 신기했던 나무.
엄마랑 이 나무는 죽은건가...? 하고 가까이 가서 봤다.
가까이서 보니 이제 막 새싹이 자라나는 중이었다.
괜히 안도
멸종위기식물전기온실
신기하게 생겨서 확대해서 찍어봤는데, 다시 보니까 그렇게 호감형은 아닌 것 같다ㅋㅋㅋ
돌아가는 길이 막힐 것 같아서 슬슬 돌아갈 생각으로 해안산책로 쪽으로 걷기로 했다.
예쁘고 난리,,
동해바다든 서해바다든 언제 봐도 좋다.
한옥시설이 있어서 어떤 체험공간인가 하고 보니 숙박시설이었다.
드는 생각은 딱 하나였다.
체험하기 최상의 위치의 숙소
날 좋은 날 묵으면 너무 좋겠다 ㅠㅠㅠ
옴마 내가 열심히 돈 벌게,, 이런 좋은 곳이 있는 줄 이제 알았으니까 다음엔 여기서 자자요
이렇게 여행은 미련을 남기고...☆
천리포수목원
www.chollipo.org
바다 보고 좋다고 100000000번째 외치는 동생
바다고 나발이고(?)
아닌척하지만 사진 찍는 게 더 행복해 보이는 엄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볍게 둘러보고 나오니 1시간 정도 소요됐다.
얼마 전에 식물 집 포스팅에서 토기 조명이 인상 깊다고 썼었는데, 토기의 활용은 무궁무진한가 보다 ㅎㅎ
부모님과 다녀오기 딱 좋은 선택이었다.
막 더워지기 시작해서 여름에는 좀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딱 좋은 타이밍에 날씨가 풀려줘서 정말 감사했을 따름ᅲᅲᅲ
다행이야. 기분 좋게 여행 마무리가 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