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31. 16:53ㆍ일상
내 일상을 편하게 기록하다 보니 나름대로 꾸준히 하게 되는 블로그.
여행기나 소비 후기 같은 건 하나의 글로 올렸는데, 소소하고 짧은 일상들은 사진만 간직하게 됐다.
그래서 블로거님들이 '월 일기'를 쓰는구나 싶었다.
'찍은 사진이 아까워서 하는 블로그'라는 닉값에 맞게 정말 레알루다가 아까운 기억들을 기억하도록 해야겠다.
과연 이거슨 꾸준히 쓰여질 수 있을 것인가......................
2021/07
내게 여러모로 이슈가 많은 7월이었다.
큰 행사로 보자면 이직을 했고, 생일도 있었다.
그리하여 첫 번째로 등장한 사진은 모기장(?)
나는 고등학생 때까지 모기 알레르기가 있었다. 물렸다 하면 너무 대빵만 하게 부어서 언제는 한번 병원을 갔더니 알레르기라고 했다.
모기 알레르기라는 말이 너무 황당했지만, 물릴 때마다 왕만 하게 부어오르는 피부를 보며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불쌍히 여긴 친구들은 엄청난 희생정신으로 차라리 내 팔을 물어라 하며 팔을 치켜들었지만 모기는 결국 나를 물었다.
아무튼 그렇게 모기 알레르기를 당연히 여기고 살아가던 어느 날 문득 모기에 물려도 엄청나게 붓지 않는다는 것을 자각했고, 나는 모기 알레르기에서 탈출했다고 여겼다.
그리고 올해 여름도 어김없이 모기에 물렸는데 과거를 회상하듯 주먹만 한 붓기를 다시 보게 됐다.
슬픈 건 그간 먹은 나이 때문에 피부 재생력이 떨어진 건지, 흉이 꽤 오래갔다.
그리고 그 고등학교 때의 기억을 함께 가지고 있는 뽀니를 한강에서 만났다. 내 다리를 보고 기겁을 했다.
얼마 후 쿠팡 문자가 왔다.
난 주문한 게 없는데..?
내 다리를 보고 안타깝게 여긴 뽀니가 유지니 방이랑 내 방에 놓을 모기장을 사줬건거시여따.
갬동스........
삶의 질 수직 상승.
이래서 다들 모기장 쓰는구나
밤에도 올리고 내릴 수 있게 야광으로 된 게 킬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뷰에 죽일 놈의 레이스라는 말도 너무 웃겼다ㅋㅋㅋㅋㅋ
탄력근무제인 회사 시스템 덕분에 9시 타임의 스쿼시를 계속할 수 있었다.
동생이랑 운동하고 나오자마자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진짜 무슨 하늘에 구멍 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쏟아져서 이게 소나기인지 폭우인지 스콜인지 헷갈렸다.
사람은 2명, 우산은 1개, 그리고 어쩌다 쇼핑백에 담겨있는 신발이 4켤레.
집 도착 때까지 빼박 물에 빠진 생쥐 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버스 타니까 바로 비가 멎었다.
혹시 나만 그러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번씩 빽다방의 원조 커피가 미친 듯이 땡기는 날이 있다.
이날이 하필 딱 그날이었다.
마침 정류장에 내렸을 때도 비가 오지 않아서 동생에게 빽다방에 함께 가줄 것을 권유했다.
당연하게도 동생은 언제 비가 올지 모르니까 집으로 간다고 했고, 나는 또 당연하게도 음료수를 사준다고 했다.
그리고 또또 당연하게도 동생은 순수히 따라왔다. 자본주의가 쵝오다 이거시다. 참고로 우리 집에서 빽다방까지는 꽤 멀다.
우리 바로 앞에 엄청난 음료 배달이 있어서 15분가량을 기다려야 했다. 상황이 상황이고 밤 10시의 커피라 그냥 집에 갈 법도 한데 절대 안감ㅋㅋㅋㅋㅋ
얌전히 잘 기다리다가 마침내 음료를 받고 집으로 향하려는 순간..!
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역시 비 악연이랑 떼려야 뗄 수 없는 나 ^^
어이가 없어서 동생이랑 ㅋ크크킄크킄ㅋㅋㅋㅋ하면서 우산을 쓴 건지 안 쓴 건지 둘 다 한쪽씩 어깨 적시고 쇼핑백 하나씩 들고 부지런히 집으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신발 두 짝이 동생에 품에서 떨어졌다.
순간 뭐지??하고 1초 멈췄다가 상황을 살펴보니, 비에 젖은 쇼핑백이 더 이상 힘을 내주지 못하고 안에 담겨있던 신발 두 짝을 살포시 내려놔주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이 실성한 것처럼 웃다 들어온 날.
늦잠 자고 일어났는데, 정말 정말 생각지도 못한 분에게 장문의 카톡이 와있었다.
의도치 않게 누구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됐다는 걸 알고 나니 참 괜찮은 기분이었다.
저의 자존감은 우니쌤이 올려주셨습니다,,
눈 뜨자마자 너무 따뜻했던 하루
델타 바이러스 확산 세로 또다시 1000명대를 넘어서는 것부터 너무 충격이었는데, 결국 1800명대를 찍었다.
결국 이 영향은 회사에서도 나타났다. 접촉자의 접촉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즉시 퇴근하고 전 직원 전수검사를 받았다.
첫 코로나 검사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이게 그 어마 무시한 코로나 검사구나.. 끝없이 들어감 ㅠㅠㅠ찌르는 동안 너무 아찔했는데 임시선별소에서 땀 뻘뻘 흘리고 일하시는 분들 보니까 투정 부리면 안 될 것 같았다.
정말로 정말로 감사합니다.
동생에게 현재 상황을 알리고 집에 들어가니 아주 철저한 방역을 하고 있었다.
전에 한번 접촉자의 접촉자를 만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단호박 시전 한 적 있었는데, 그녀의 응용력은 대단했다.
밥시간이 되니까 배식도 해줬다.
제공해 주셨다고 카톡으로 사진 찍어보내주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에서 마스크 쓰고 땀 뻘뻘 흘렸는데도, 이게 뭐라고 너무 웃겼다.
처음에 동생이 지난번의 기억을 복수하려고 나를 방에 완벽하게 가둔 것 같은데, 이 방에 가둬짐이 오히려 편해서 역으로 놀려먹기 시작했다. 호캉스인줄?
둘이서도 잘 노는 이자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사진 다시 봐도 너무 웃기다
다행히 코로나 확진자는 없었다.
전에 6시 퇴근은 늘 콩나물 지하철이어서 밖을 볼 여유가 없었는데, 요즘엔 널찍하게 지하철을 타면서 풍경을 감상할 여유가 생겼다.
이날 체력 소모를 많이 한 날이었는데, 짧은 시간 동안 굉장한 위로가 됐다.
덥고 습하고 짜증도 나는 여름이지만 하늘 보는 재미만큼은 있는 요즘이다.
뽀니와 뜬금없이 가평을 갔다.
운전에 흥미가 생긴 뽀니 덕분에 갑갑함을 해소할 수 있었다.
남이섬의 충격..
공작새가 울타리 없이 여기저기 누비는 게 너무 신기했다ㅋㅋㅋㅋㅋㅋ
늘 5명이 모이던 생일파티였는데, 4단계 격상을 인정하고 조용히 보내기로 했다.
그럼에보 불구하고 리미랑 진영이가 멀리서 집까지 와서 축하해 줬다.
오기 전에 맛있는 거 사두려고 1층 내려갔는데 갑자기 비 쏟아져서 우산 가지고 내려왔더니 30초 쓰고 멈춤..
무선이어폰에 익숙해졌다가 유선 이어폰 쓰려니까 죽을 맛이었다.
유선 이어폰만의 갬성이고 나발이고 너무 불편해서 눙물 흘리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에어팟프로를 선물 받았다.
돌고 돌아 다시 에어팟프로로 정착했다,,,
애드라 고마웁다...♥
1000000만년만에 내새꾸를 만났다.
코로나 무서워서 절대절대 안 나가고 싶었는데, 넘나리 멀리서 와서 식사 한 끼 해드리기로 했다(?)
논픽션에서 향 고르고 고르다가 붕어한테 욕 한 바가지 먹고, 맥주 한 잔을 하기로 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정말 씁쓸할 정도로 없었다.
코로나가 쓸어간 것은 대체 어디부터 어디까지인가요.
10년을 알고 지내면서도 내가 술을 안 좋아하는 탓에 같이 술을 마신적이 없어서 맥주 마시는 나를 보고 매우 매우 신기해했다. 나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잘 마셔 친구야.
술 고르는 재미도 별로 못 느끼는 편이어서 그냥 추천받아서 먹겠다고 하니까 흑맥주 주문해 줬다.
근데 나 흑맥주 안 좋아해 이 자식아. 저 스탬프 같은 건 되게 신기하네
그러고 지는 맛있는 과일 맛 칵테일 마심 ㅋ
로미의 집에서 로미를 만났다.
과연 인테리어 디자이너답게 오늘의집처럼 예쁘게 꾸미고 살고 있었다.
역시 집은 집주인을 닮는 것 같다.
파스타 팩이 만들어준 파스타라고 했지만 아무쪼록 두 가지나 조리해 주신 정성 감사합니다.
보기 힘든 z플립 두 개.
만나면 맨날 셀카부터 찍었었는데, 이날은 어쩐지 이사진만 있다.
내 친구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2주 만에 다시 코로나 검사를 했다........
미키마우스 식판 언제 쓰나 했더니 이렇게 구호 식판으로 쓰일 줄이야
동생아 평소에도 이렇게 밥 차려주면 안 되겠니?
식판 배식 받자마자 송뇸에게 보내줬더니 그래 보였나 보다
ㅋㅋㅋㅋㅋㅋㅋ웃긴걸 어케 ㅠ~~~~~~~~
이번에도 음성이었다.
접촉자의 접촉자가 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서로 원망하지 않기. 조심하기!
여전히 ing 중인 당근.
출근 중인 관계로 유진이가 대가성 심부름해 주는 중.
이날 약속 장소에서 1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그녀에게서는 소식이 없었다.
다행히 스타벅스도 다녀올 참에 나가서 다행이라며 화를 삭였는데, 핸드폰이 꺼진 와중에 위치도 잘못 가서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며 아직도 자리에 있다면 오신다고 했다.
좀 더 기다려보기로 했고, 좀 이따가 유진이한테 채팅이 왔다.
이분 핸드폰 꺼져서 이체를 못하셔서, 계좌 남겨주면 나중에 보내주신다고 했다는데 어떻게 할 건지 물어봤다.
땀 뻘뻘 흘리고 오셔서 난감하다고......
7,000원짜리라 믿어보기로 하고 그냥 드리라고 했다.
온전히 믿은 건 아니었다. 반신반의
그리고 좀 이따 채팅이 왔다. 너무 죄송하다며 동생분께 드리라는 시원한 음료 기프티콘과 함께.
당근 거래 책임감 썰... ㅠ
나중에 다시 뵙게 된다면, 뭐라도 하나 더 쥐어드리고 싶다.
최근에 뭔가 갑갑함을 해소할 방법을 찾고 싶어서 정말 갑자기 제주도로 왔다.
아무한테도 같이 가길 권유 안 하고 혼자 왔다.
움직이지 않고 방 안에서 연박하면서 호캉스나 하는 걸로.
티켓 결제하기 전에 분명히 비가 없었는데, 도착하니 비가 내렸다.
응~ 오늘도 나는 비몰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름들이 긴급회의했다는 게 너무 웃겼다.
오디가 내 방에 습격했다. 아니다 거짓말이다 사실 납치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오디 자고 있는 것만 봐도 힐링 제대로다.....................
제주도 오면 늘 먹고 싶은 게 있고, 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지금은 이게 그냥 제일 좋다.
내일이면 벌써 8월이다.
올해가 반도 남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증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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